나의 글

가을 여행

필곡 2018. 11. 6. 14:06

 

 

 

 

 

 

 

 

 

 

 

 

 

 

 

 

 

 

 

 

 

 

 

 

 

 

 

 

 

 

 

 

 

 

 

 

 

 

 

 

11월 4일(일)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알람보다 먼저 일어나 알람을 재우고, 엊저녁에 대충 꾸려놓은 배낭을 메고, 가을이 부르는 곳으로 마님과 함께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네비 아가씨가 상냥하게 일러주는 대로 내장산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집에서 5시에 출발하였으나, 내장산 거의 다가서 차가 밀리는 관계로 예정시간보다 좀 늦은 8시에 도착했다.

쌀쌀한 날씨에 안개가 약간 끼어있어 맑은 날씨를 예견할 수 있었으나, 끝없이 몰려드는 차량으로 구경도 하기 전에 빠져나갈 생각에 한편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일찍 출발해서 왔건만 남들도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어 입구까지는 쉽게 갈 수 있었다.

동동주 한잔에 간단한 요기로 싸늘함을 달래고 걷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단풍이 절정이다.

빨간색과 노란색, 주황색과 아직 푸른색, 오색단풍이 울긋불긋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더욱이 단풍잎 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쳐 선명해진 단풍잎과 어울려 가히 장관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 흠이다.

주중에나 와야 여유 있게 감상하면서 즐길 수 있으려나, 지금 9시 정도인데 벌써부터 사람들 피해 다니기 바쁘니, 시간이 지날수록 제대로 구경하면서 사진 찍기가 편치 않을 것 같다.

우화정 주변으로는 사진 촬영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케이블카 매표소에도 줄이 끝없이 늘어서 있어 포기하고,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대충 구경하면서 일주문과 내장사를 거쳐 원적암까지 걸었다.

여유로운 감상은 그렇다치고 사진 한 장 찍기도 눈치 보며 줄을 서야 했다.

내장사까지가 단풍구경이고, 이후부터는 산행의 등산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지금까지는 산행이랄것도 사찰 구경이랄 것도 없이 떠밀려서 여기까지 오긴 왔는데, 이제 등산을 할 것인지 돌아서야 할지 선택을 해야 했다.

산등성이로 올라 능선으로 이어지는 봉오리 봉오리들을 돌아 내려오는, 고행을 각오해야 하는 등산길을 택하자니 마음이 내키지가 않았다.

많은 차량들로 돌아 나갈 걱정하는 마음을 아는지 몸은 어느새 돌아서 있었다.

마님도 같은 마음인지 그러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그래! 일찍 내려가서 국화꽃 축제장으로 가자" 하고 발길을 돌렸다.

셔틀버스를 타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14시였다.

주차장은 물론 도로까지도 차가 밀려 있는데, 이제서 오는 사람들도 있으니 남일 같지 않아 걱정이 된다.

감 고장이라 감이 싼듯하여 대봉감과 단감을 한 박스씩 사서 익산 천만 송이 국화꽃 축제장으로 출발했다.

도착하니 16시 이곳 축제장에도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어딜 가나 주차공간이 문제다.

그래도 운이 따랐는지 축제장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축제장으로 들어서니 공연장에서 울려퍼지는 노랫소리와 함께 국화향기가 진하게 몸속으로 후~욱 들어온다.

꿀차를 마시는 기분이다.

햐~ 하는 감탄사가 몇 번이나 계속된다.

내장산 단풍 구경(?)만 하고 갔다면 크게 서운할 뻔했다

단풍 구경보다 국화꽃 구경이 훨씬 좋았다.

볼거리도 많고 축하공연도 있고 무엇보다도 축제장을 돌아보는 내내 국화향기가 가득해서 좋았다.

이 많은 것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준비하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

가을을 보내면서 아쉬웠던 마음을 지워버리고, 오늘도 마님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

내장산과 익산 苾谷에서의 하루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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