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천렵
필곡
2024. 7. 23. 18:53
총각시절 한때 시골에서 농사 지을때가 생각난다.
장마가 져서 동네앞 개울에 흙탕물이 불으면 물고기들이 맑은 물을 찾아서 상류로 상류로 올라온다.
개울 가장지리 풀섶에 어레미(얼기미)를 대놓고 한쪽발로 첨벙첨벙 풀섶을 밟아 내려서 어레미를 들어올리면 송사리 미꾸라지들이 어레미에 걸려 올라온다.
그렇게 송사리, 미꾸라지를 한사발 정도 잡으면 송사리는 배를 따서 씻고 미꾸라지는 그릇에 담아 소금을 뿌려 뚜껑을 덮어 놨다가 숨이 죽고나면 씻는다.
잡은 물고기에 비해 커다란 솥단지를 준비하여 가까운데서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들로 감자, 호박, 대파, 풋고추, 마늘등을 물고기와 된장, 고추장과 함께 듬뿍넣어 한번 끓이고 나서 마른국수나 라면사리를 넣고 또 푹 끓여 주면 맛있는 어죽 매운탕이 되는 것이다.
어 죽 이 네!
친구들과 둘러 앉아 소주와 막걸리를 곁들어 가며 함께 웃고 떠들다가 보면 세상 부러울게 없을 때가 있었다
지금은 일에 치어 바쁘게 살다보니 그런 짬을 낼수가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때 그 친구들도 뿔뿔이 흩어져 서로 얼굴 한번 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으니 세상 좋아졌다고는 하나 무엇이 좋아졌다고들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멋모르고 농사 지을때가 힘들고 남는 것은없었지만 재미는 있었다.
그시절이 다시 돌아올수는 없을테고 언제 한번 시간을 내서 옛친구들과 모여 천렵놀음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