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7월은 치자꽃 향기속에

필곡 2019. 7. 25. 21:41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렐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이해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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