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니아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싫어하지도 안 보는 것도 아니다
영화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볼만한 영화는 거의 보게 된다
마님 덕분? 이라고 해야 할지....
마님께서 "영화 보러 갑시다" 하면 안 갈 수도 없고?
비용과 보디가드까지 나의 의무겸 임무가 된다
안 가면?
잘 아시면서?
그렇다 보니 습관이 되고 취미가 됐다
마님 때문에 생긴 취미
이런 걸 뭐라고 표현해야 되는지 아시는 분 말씀 좀 해 보시기요
아들놈이 같이 안 간다는 걸 뻔히 알면서 아들놈 해방?을 축하 겸 아니 핑계 삼아 마님께서 한 말씀한다
"아들 저녁에 영화 보러 같이 가자"
이 한마디면 일사천리다
몇 시에 무슨 영환지 어디 영화관에 좌석 위치까지 알아서 예매를 한다
아들도 뻔히 아는 눈치다 예매해 달라는 걸
예매표를 건네면서
"두 분이 다녀오세요"하면 끝이다
제목도 내용도 모른 체 갔다가 조금씩 빠져 들게 되면 푹 빠져서 현실을 잊게 된다
그래야 더 재밌다
그런데 그날은 왜? 제목하고 내용을 물어봤는지 아들놈 또한 가 보시면 알게 될 텐데 왜 묻느냐는 그런 눈치다
제목이 뭐냐?
"공작요"
내용은?
"공작을 키워서 북한에 수출하는 거래요"
고~뤠
"공작새를 키워서 북한에 수출을 한다"고라고라 고라?
궁금해지는데
어두워지면서 영화가 시작되었다
마님의 손을 당겨 꼭 잡았다
연애할 때 감정이 아직....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업무의 일환이다
보디가드로서 만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마님은 소중하니까
공작새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점점 영화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북한 "핵"의 실체를 알기 위하여 안기부에서 "공작원"을 키워 사업가로 위장 북한 고위층 내부에 "침투"시키는 내용이다
스릴 넘치고 감동 적여 현실을 잊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공작새는 끝내 보이질 않았다
"공작새를 키워 북한에 수출하는 영화"라고 했는데
공작새가 안 보인다?
내심 기대했는데
"공작새"랑 "공작원"을 키우는 건 키운다는 점에서 그렇다 쳐도 "수출"하고 "침투"하고는 영~매치가 안된다
뭔가 이상하다
"그런데 이놈이 아버지한테...."
집에 왔더니 글쎄 아들놈이 먼저 되레 묻는다
"공작새 수출을 얼마나 많이 하던가요?"
"글쎄다 연간 200억 달러?"하고 툭 튀어나왔다
나도 모르게
옆에서 듣던 마님이 한 말씀
"누가 '부전자전' 아니랄까 싱겁기 들은"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기도 (0) | 2018.09.24 |
---|---|
"황 당" "당 황" (0) | 2018.09.23 |
두 통 (0) | 2018.09.13 |
그립다! 여름날 저녁 (0) | 2018.09.06 |
하얀 모래의 꿈 (0) | 2018.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