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은?
지루하게 이어지던 장마가 추석을 기점으로 비 한 방울 없이 건조한 날들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선선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쌀쌀해졌다.
가로수 느티나무가 가을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은행나뭇잎들도 황금빛으로 눈길을 끈다.
동네 공원 조경수들도 울긋불긋 해지고 온 산천이 단풍으로 아름답게 번져 간다.
떨어지는 낙엽들이 색깔 있는 눈처럼 길을 덮는다.
그러면 깨끗하게 닦아 놓은 거울에 단풍을 수놓은 듯 서쪽 가을 하늘도 붉게 노을이 진다.
요즘 눈길을 끄는 풍경이다.
코로나 때문에 유명해진 단어 언택트, 드라이브 스루, 비대면 그래서인지 가을 국화축제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전시회를 한단다.
그리하여 드라이브들을 떠난다.
요즘은 도로가 좋아져서 웬만한 도로는 왕복 4차선에 시속 80km가 보통이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한우로 유명한 홍성에서 새우젓으로 유명한 광천 사이의 도로가 그렇다.
시속 60km다.
넓은 농지와 접하고 있는 도로인데 농로가 따로 없기 때문인 듯하다.
천안에서 홍성까지는 80km 이상으로 잘 달리다가 홍성에서부터 광천까지는 60km로 속도를 줄여야 한다.
그런데다 신호등도 많고 신호등마다 속도 단속기가 같이 있어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차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80km 이상 잘 달리다가 60km로 속도가 줄어드니 도로 사정을 예상하지 못한 차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곳에서부터 어디까지는 시속 60km 도로입니다"라고 예측 가능하도록 도로 표지판이 있으면 그런 일들이 덜할 텐데 말이다.
편도 2차선 도로에서는 보통 80km 도로이기 때문에 성격이 누구처럼 급한 사람들은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달려 나간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신호등에 걸려 서 있어야 한다.
달리다 서다 그러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여기 도로 사정을 잘 아는 운전자들은 다른 운전자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느긋하게 2차선에서 60km에 맞게 달리며 신호도 받지 않으면서 여유 있게 드라이브를 즐긴다.
이것이 곧 아는 자 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 즉,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인 것이다.
또 한 가지를 깨닫는다.
이런 유형의 것들이 어디 한 두 가지뿐이겠는가?
진작에 알았더라면!
인생이 다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느끼면서 깨닫고!
겨울도 다가오는데 코로나에 잘 대비하여 흔들리지 말고 살아야겠다.
10월의 마지막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