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홍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번 내장산 단풍구경 갔다 오면서 사온 대봉감이 한두 개씩 홍시로 익어가는데, 처마 밑에 곶감 빼먹듯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 달달한 저녁을 보내고 있다
주중에는 많지 않은 가족인데도 각자 생활 패턴이 다르다 보니 한자리 앉아 식사하기도 힘들고 좀처럼 대화할 시간도 없다
주말이나 되어야 같이 할 수 있으니 이럴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홍시고, 제격이다
왜, 대화가 달달해 지니까 ㅎ ㅎ
저녁이 있는 삶이 언제나 이루어질 수 있을지 참으로 요원하다
시골에 살 때만 해도 앞마당에도 뒷곁에도 감나무가 있었고 밭뚝에도 여러 그루가 있어 가을 추수를 마치고 나면 감들을 따다 항아리 안에다 저장해 놓고 겨울 동안 간식으로 흔하게 먹었었다
월하 감은 뜨끈한 물에다 우려서 먹기도 했지만 대부분 장에 내다 팔았다
감 맛을 말하라고 한다면 달달하고 아삭아삭하게 우린 월하 감이 단연 맛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지금은 보기도 힘들게 되었으니...
월하 감, 대접 감(반시감) 일부는 곶감을 만들기 위해 껍질을 얇게 깎아서, 싸리나무 꼬챙이에 여나무 개 씩 꼬여 꼬챙이 양쪽 끝을, 처마 밑에 매달아 놓은 새끼줄에 일정한 간격으로 꼬여놓으면, 시나브로 마르면서 하얗게 분칠 되면서 꾸덕꾸덕 곶감이 되어 간다
곶감 빼먹는 재미란(?) ㅎ ㅎ
나머지는 항아리에 담아 놓으면 홍시가 되어 겨울 동안 귀한 간식으로 쓰이곤 했었다
집사람이 시집올 때 감나무 보고 온다고 했었는데, 감나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대봉감으로나마 대신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홍 시 /
빨간 홍시 하나
깨끗하게 씻어
하얀 접시에 담아
마루 맡에 놓으면...
우체부 아저씨
다녀 가셨나 보다
접시 밑에 웃고 있는
핑크빛 편지봉투...
홍시보다 달콤한
사랑의 세레나데
그해 겨울은
포근한 봄날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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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위 내용 중에 단어 하나를 수정하기도 그렇고 해서 읽어보시고 이해하시라고 적습니다
"달달하다"가 "달콤하다"의 뜻과 같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그 뜻이 아니었네요
저만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달달하다"는 "추위와 무서움으로 떨린다"는 뜻이고 "달콤하다"는 "마음이 끌리게 아기자기하고 기분이 좋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엄연히 다른 단어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만 "달다"의 뜻으로 사용합니다만 "달달하다"도 "달콤하다" "달다"의 뜻과 같은 뜻으로 표준어가 될 수 있도록 많이들 사용하시고 그렇게들 살아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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